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굿즈(goods), 팬시(fancy)
    번역어(飜譯語) 2022. 9. 13. 14:35
    728x90

    지금은 보기가 힘들지만 80년대 말에서 90년대까지 "팬시 점" 혹은 "팬시 문구점"이라는 이름이 붙은 상점을 흔히 볼 수 있었다. 이 당시의 "팬시"의 뜻은 주로 학용품을 중심으로 장신구에 가까운 물품들을 가리키는 말이었는데,

     

    그 유래는 영어의 "팬시 굿즈(fancy goods)"라고 생각된다. 원래 팬시 굿즈라는 말은 실용성은 떨어지지만 보기에 그럴듯하고 아기자기하며 가격도 비교적 저렴한, 선물용 상품을 의미하며 넓게는 일상 생활에 필요한 잡화까지 포함이 된다. 그런데 특히 일본과 한국에서 학생용 문구 용품에 기존에 없던 화려한 장식을 가미하면서 주로 문구 용품을 "팬시 용품"이라고 부르게 되었다. 주로 무채색으로 실용성과 투박함이 두드러지며, 장식이라고 해봐야 교훈적이거나 교육적인 문구, 혹은 경구가 전부였던 한국 문구 용품들도 소득 수준이 올라가던 80년대 후반을 기점으로 이런 "화려함"과 "귀여움", 그리고 "아기자기함"이 크게 가미되기 시작했으며 지금은 거의 모든 문구 용품이 이런 식으로 장식이 되어 팔리고 있다. 특별히 "팬시"라는 이름이 붙은 상점이 이제는 보기 힘든 것도 바로 그런 이유 때문이리라.

     

    반면에, 영화나 드라마, 만화 영화, 음악, 그리고 문학 작품 같은 문화 상품의 대중적 성공에 힘입어 개발되고 판매가 되는 상품들을 보통 한국에서 "굿즈(goods)"라고 부르는데 이건 영어권에서는 사용하지 않는 일본식 조어라고 한다. 원래는 특히 만화나 만화 영화를 중심으로 주인공의 모습을 한 인형이나 주인공의 모습이 들어간 상품들을 가리켜 굿즈라고 했는데 이 표현이 문화 상품의 전반에 다 쓰이게 된 것이다.

     

    영어권에서는 이렇게 특정한 문화 상품의 인기에 힘입어 나온 부가 상품들을 굿즈라고 부르지 않고 머천다이즈(Merchandise)라고 부른다. 또한 줄여서 "MD"라고 하기도 한다. 넓게 본다면 이 "머천다이즈" 상품에 "팬시 굿즈"가 포함이 될 것이다. 예컨대 만화 영화 <빨간머리 앤>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해 빨간머리 앤이 썼을법한 앞치마나 찻잔 등 만화 영화 속 특정한 상품을 복제해서 판매한다면 그건 머천다이즈 일 것이요, 공책이나 필통에 앤이나 다이애너의 모습을 예쁘게 새겨서 판다면 그건 머천다이즈 겸 팬시 용품이 되는 것이다.특히 작품 속 주인공이 주제가 되는 경우 "캐릭터 상품"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기도 한다. 

     

    "굿즈", "머천다이즈"의 종류와 범위는 실로 방대하며 얼마든지 더 확대될 수 있다. 작품 속에 등장했던 물품이나 용품을 그대로 복제해서 판매할 수도 있으며 또 상관 없는 상품에 주인공의 모습이나 관련 내용들을 연결해 만들어 판매할 수도 있다. 여담이지만 이런 "머천다이즈"의 시초를 1923년 월트 디즈니가 창조한 미키 마우스 관련 상품으로 보기도 한다.

     

    "팬시 용품"

     

    "팬시 문구 용품"

     

    런던 셜록 홈즈 박물관의 "머천다이즈" 이 경우는 "기념품"이라는 말로 대체하는 것이 가장 적당하겠다. 개인적으로 두 세차례 방문을 했었고 그때 구입했던 "기념품"을 아직도 보관하고 있다.

     

    세계 최초로 문화 상품에서 파생된 부가 상품. 미키 마우스가 그려진 학생용 공책

     

     

    728x90

    '번역어(飜譯語)' 카테고리의 다른 글

    X-mas  (0) 2022.12.24
    고대 이집트의 지리적 방향  (0) 2022.12.17
    잘못 쓰이는 영어 단어  (0) 2021.12.25
    페르시아 만, 아라비아 만  (0) 2021.11.11
    아프가니스탄/탈레반  (0) 2021.08.28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