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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몽사 문고 89, 117소년소녀세계문학전집/계몽사 문고 2021. 4. 17. 10:35728x90
89 비밀 계단 / 키인
원제 The Hidden Staircase 1930
저자 Carolyn Keene
117 하아디 형제의 모험 / 딕슨
원제 The Hardy Boys
저자 Franklin W. Dixon
<비밀 계단>은 소녀 탐정 낸시 드류(Nancy Drew)를 주인공으로 1930년부터 발표된 아동용 추리, 모험 소설 연작 중 한 편이다. 저자는 캐롤린 킨(Carolyn Keene)으로 되어 있지만 그런 작가는 존재하지 않았고, 유명, 무명의 작가들이 때로는 개인적으로, 또 때로는 함께 집필을 하며 발표할 때 사용한 일종의 필명이며. 이 <비밀 계단>의 실제 저자는 밀드레드 어거스틴 위트 벤슨(Mildred Augustine Wirt Benson, 1905.7.10–2002.5.28)이라고 한다.
당시 미국에서는 이렇게 출판사나 기획자가 앞장서서 대중용 상품을 기획하는 경우가 많았고, 우선 잡지 연재를 시작으로 책 출간, 라디오 방송, 그리고 텔레비전이나 영화 등으로 다양하게 그 영역을 넖혀갔다고 한다. 책을 한 작가의 창작과 고뇌의 산물로 보는 관점에서 벗어나 철저하게 하나의 상품으로 바라보는 미국식 사고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셈이며, 이후 여러 작가들이 공동으로 텔레비전이나 영화의 대본을 쓰는 경우가 흔해졌다. 또한 활자 매체를 벗어나 방송이나 영화라는 새로운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리기 시작했기 때문에 일어난 현상이라고도 볼 수 있을 것이다.
흔히 <낸시 드류 미스터리 시리즈(Nancy Drew Mystery Series)>로 알려져 있는 이 연작은 무려 지금까지도 계속해서 발표가 되고 있으며 발표된 작품의 숫자만도 200여편에 달한다. 원래는 <용감한 형제(The Hardy Boys)>라는 제목의 소년들을 주인공으로 한 작품이 먼저 발표되어 큰 인기를 끌자 이런 종류의 상품의 가능성을 보고 짝을 맞추듯 소녀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것이라고 한다.
한국에 이 작품이 본격적으로 알려지게 된 건 아마도 <The Hardy Boys/Nancy Drew Mysteries>라는 제목의 텔레비전 연속극이 1977년 미국에서 방영되어 큰 인기를 끌게 된 이후부터가 아닌가 싶다. 시차가 조금 있지만 1980년대에 한국 텔레비전에 <영감한 형제>라는 제목으로 방영이 되었고 책도 대략 10권 가량 한 출판사에서 연작 형식으로 출간이 되었었다. 당시 고전 탐정 위주의 아동/청소년 출판 시장에서 꽤 새롭고 색다르게 생각이 되었지만 그리 크게 알려지지는 못했다. 개인적으로는 당시 낸시 드류가 주인공인 책을 한 권 읽어보았는데, 숨겨진 보물찾기라는 흥미로운 주제에도 불구하고 마지막에 보물을 찾는 내용이 없이 그대로 마무리 되어 크게 실망했던 기억이 난다. 당시에도 마치 "속빈 강정"같은 느낌이었는데 당연히 익히 알고 있던 <기암성>같은 작품에 비해 그 작품성이나 밀도가 크게 떨어지는 수준이었던 것이다.
1977년 미국 방영 당시 주연은 파멜라 수 마틴(Pamela Sue Martin)이 맡았고 그녀의 사진이 한국에서 책이 발간될 때 광고용으로 실리기도 했다. 다만 여기에는 안타까운 사연이 있는데, 원래는 매주 한 편씩 번갈아가며 낸시의 이야기와 하디 형제의 이야기가 방영되기로 되어있었지만 불과 얼마 지나지 않아 낸시가 주인공인 드라마는 상대적으로 인기가 별로 없었다고 한다. 큰 인기가 있었던 미남 배우 둘을 내세운 하디 형제의 이야기가 크게 성공하면서 결국 낸시는 빠지고 이후 이 형제의 이야기만 계속해서 방영이 되었다.
유튜브 덕분에 이 1977년에서 1979년까지 이어진 연작을 원어로 모두 다 감상할 수 있었다. 또한 1939년 만들어진 낸시의 흑백 영화와 1950년대 만들어진 하디 형제의 영화들도 볼 수 있었는데, 하디 형제의 경우 예전에는 정말 13세 정도의 톰 소여를 연상케 하는 "소년 탐정"들이 등장하는 반면, 1977년 방영작은 대학생 정도라고는 하지만 우리 관점에서 거의 성인에 가까운 멋진 청년들의 활약이 이어진다. 이렇게 오랜 세월 이어지는 상품의 경우 깊은 작품성이나 일관성등을 찾아보기는 힘들겠지만 당시의 시대상이 다양하게 반영되는 것도 감상의 즐거움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2000년대 이후 발표된 작품들의 경우는 큰 재미를 느끼지는 못했다.
이 낸시 드류의 모험과 짝을 맞추듯 계몽사 117권에는 <하아디 형제의 모험>이 올라와 있다. 물론 저자로 되어 있는 프랭클린 딕슨도 실존하는 인물이 아닌 필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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