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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계몽사 문고 58 <개구장이 일기>
    소년소녀세계문학전집/계몽사 문고 2021. 3. 13.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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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8 개구장이 일기 / 토마

    원제 Lausbuben geschichten, 1904

    저자 Ludwig Thoma

     

    <개구장이 일기>의 독일어 제목은 <Lausbuben geschichten>이며, 해석을 하면 "불량배들의 이야기"쯤이 된다. 앞서 여러 번 계몽사 문고의 독일어권 작품에 대한 칭찬을 했었지만 이 <개구장이 일기>는 아마도 계몽사 문고 최고의 문제작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저자 루트비히 토마독일의 소설가이며 극작가로 바이에른 출생이다. 산림 감독관의 아들로 태어나 뮌헨에서 법률을 공부한 뒤 1894년에 변호사가 되었지만 작가가 되어 고향 바이에른 사람들의 속물근성과 반동성 등을 날카롭게 풍자하며 명성을 얻었다. 대표작은 역시 <개구장이 일기>이며 이 작품은 1964년에 독일에서 영화로도도 제작이 되었다. 그 밖에도 <바이에른 주의회 의원의 왕복서한(Briefwechsei einesbayrischen Landtagsabgeordneten, 2, 1909~1912)>이나 희곡으로 <지방철도(Lokalbahn, 1902)>, 시민적 속물성을 풍자한 <도덕(Moral, 1909)> 등이 유명하다.

     

    이 책의 전체적인 내용은 <톰 소여의 모험>이나 <하늘을 나는 교실> 정도를 연상시키지만 한국에서 어린이용, 혹은 청소년용이라면 흔히 연상되는 그런 문체나 번역체를 벗어나 번역된 작품 속에서 작가 고유의 위악스러움이나 풍자 의식을 한껏 드러냈다는 데 의미를 두고 싶다. 

     

    실제 판매는 당시 국민학생들을 대상으로 이루어졌지만 그 내용이 과연 그런 학생들에게 적합한가, 어떤 생각으로 편집부는 이런 책을 골랐을까 하는 의문이나 경탄을 자아내게 하는 건 역시 <에이브 전집>을 최고로 칠 수 있겠다. 그렇지만 계몽사 문고 역시 기존의 <소년소녀 문학전집>의 틀을 벗어나 상당히 높은 수준의 번역으로 120권 요소요소에 문제작들을 끼워넣었고 그 대표작이 바로 이 <개구장이 일기>라는 것이다. 

     

    국민학생 대상으로 소개되는 문학작품은 "교훈"과 "감동"을 주어야 한다는 대전제 아래, 간혹 일본어판 중역의 무분별한 보급으로 의식적이라기 보다는 무지로 인해 그런 대전재를 벗어나는 기묘한 작품들이 소개된 적은 여러번 있지만 적어도 계몽사 문고에서는 그런 틀을 벗어나 이 정도 작품은 소개를 하는 것이 의미가 있지 않느냐는 의식으로 선정된 작품들이 여러 편 보인다.

     

    여하튼 1980년대 국민학생의 입장에서 당시로서는 대단히 파격적인 장면이 이 책에는 등장을 하는데, 문화의 차이인지는 모르겠지만 14세 소년들의 음주와 흡연 장면 등이 그대로 나오며 주변의 위선적인 어른들, 심지어 친척들에 대한 노골적인 반말, 비하, 그리고 악의적인 괴롭힘 등이 등장한다. 그러면서도 왠지 통쾌하게 느껴지는 건 그 안에 담겨 있는 풍자와 해학 덕분이리라. 

     

    검색을 해보니 계몽사 문고 이후 여러 차례 번역, 소개가 된 것 같다. 그 중 모 출판사에서 나온 책을 읽어볼 기회가 있었는데 누가봐도 계몽사 문고판을 그대로 가져다 쓴 것이라 출판사에 문의를 했지만 속시원한 대답은 듣지를 못했다. 다른 판본들은 읽어보지를 못했지만 계몽사 문고판 이상의 수준을 기대하는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이다.

     

    다시 삽화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는데, 최근, 그러니까 2000년대 들어서 과거 1980년대에 재미있게 읽었던 작품들이 새롭게 출간이 되는 경우가 많았지만 일본 중역판을 그대로 가져다 쓰던 옛날 보다도 오히려 삽화의 수준은 현저하게 떨어진다. 개인적으로는 고증 같은 것에 민감한 편인데 심하게 말하자면 현재 한국 아동-청소면 문학 번역판의 경우 한국 삽화가들은 대부분 아무런 생각이나 고민 없이 되는대로, 혹은 짧은 자기 생각대로 그림을 가져다 붙이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이 <개구장이 일기>의 2000년대 이후 판본도 그렇지만, 한 가지 깜짝 놀랐던 경우를 예로 들면, 에이브 문고에서 소개할 <제닝스는 꼴찌가 아니다>의 새로운 판본의 경우 마지막 장 <헨리 5세>의 연극 무대를 보여주는 삽화에서 등장한 헨리5세는 놀랍게도 헨리 8세의 옷을 입고 있다. 다시 말해, 삽화가도, 편집자도, 출판사의 어느 누구도 헨리 5세가 누군지도 몰랐다는 말이다. 이런 점은 특히 많은 반성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늘 그렇듯 거친 선 속에 핵심을 잘 잡아내는 이우경 화백의 삽화

     

    그렇게 오래전, 삽화가가 어디에서 자료를 얻었는지는 알 수 없다. 그렇지만 계몽사판의 삽화는 원서의 삽화, 그러니까 당시의 배경이 어느 정도 잘 반영이 되어 있다.

     

    멜빵 바지에 나비 넥타이를 더하고 거기에 꾸러기 표정을 지으면 그대로 19세기 말 독일의 "악동"이 되는건가?

     

    루트비히 토마의 모습. 정확한 독일어 발음은 루드비히가 아니라 루트비히라고 한다.

     

    <개구장이 일기> 영화 독일어를 알아듣지는 못하지만 유튜브를 통해 원작과 비교하며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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