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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몽사 문고 23 <비둘기 통신>소년소녀세계문학전집/계몽사 문고 2021. 1. 2. 12:13728x90
23 비둘기 통신 / 카와바타
저자: 가와바타 야스나리 (かわばたやすなり, 川端康成 1899.6.11-1972.4.16)
이 책에는 노벨 문학상을 받은 일본의 대문호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단편과 아동 문학가 츠보타 죠우지의 중편 소설이 수록되어 있다.
이 책은 분명히 소장하고 있지만 지금 여러 사정으로 꺼내 보기가 힘들어서 기억에 의지해서 조금 정리해보려고 한다. 어린 시절에 사실 수백, 수천 번 이 책을 읽었지만 야스나리의 단편들은 어린 나이에 조금 와 닿는 부분이 낯설었고 이야기의 내용 자체가 잘 이해가 가지 않았다. 나중에 야스나리의 문학적 성향에 대해 조금 알게 되고, 일본의 소설이나 만화 같은 대중 문화를 접하고 난 후에야 어느 정도 그 정서가 와 닿는 점이 있었다.
표제작인 <비둘기 통신>은 비둘기, 즉 전서구를 이용해 소식을 주고받은 여자 친구들의 이야기로 지금은 흔히 볼 수 있는 그런 순정 만화의 내용과 비슷한 면이 있었다. 그 밖에 제목은 기억이 나지 않지만 일종의 소년원에서 지내는 한 소녀에 대한 이야기는 절제된 내용과 문장 속에서 어딘지 모를 아련한 슬픔과 쓸쓸함을 전해 준다.
아쉬운 건 아무리 검색을 해도 내 능력으로는 원작을 제대로 찾을 수 없었다는 것인데, 아무래도 야스나리의 작품이 굉장히 많았던 것도 이유가 아닐까 싶다. 대강 <가와바타 야스나리 문예동화집(川端康成文藝童話集, 1950年9月) 같은 곳에 실린 그런 단편들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누군가 일본어를 잘 아는 사람과 연이 닿으면 꼭 원작을 확인해 보고 싶다.
개인적으로는 이 책을 표제작으로 했으면 어땠을까 싶지만, 어쨌든 뒤쪽에는 중편 <바람 속의 아이들(風の中の子供, 1937)>이 수록되어 있다. 저자는 20세기 초 일본의 3대 아동 문학가라고까지 불렸던 츠보타 죠우지(坪田 譲治, つぼた じょうじ、1890.3.3 明治23年-1982.7.7 昭和57年)다.
뜻밖의 사건으로 부모님과 헤어져 잠시 친척집에 머물게 된 어린 형제에 대한 이야기로, 아버지가 직장의 횡령 사건에 연루되는 것이 이야기의 시작인데, 어쩌면 경제 공황으로 어려움을 겪던 시기 일본의 사회상을 반영하고 있는 것 같기도 하며, 처음 읽었을 때는 이 부분에서 뭐가 문제이고 또 나중에 어떻게 문제가 해결되었다는 것인지 도무지 그때 머리로는 이해가 가지 않기도 했다. 어쨌든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용기와 희망을 잃지 않는 "꿋꿋한 소년들"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이 이야기는 당대에도 큰 인기를 끌었고 영화로 제작되기도 했다.
한 마디 첨언하면 지금까지 츠보타 죠우지가 대단히 유명한 사람이라 생각했고, 그의 이름을 붙인 아동 문학상까지 있는 걸로 아는데 현재 인터넷 검색으로는 그에 대한 한글 자료가 거의 존재하지 않아 이 글을 준비하며 적잖게 당황을 했었다. 이 역시 개인적인 과문함 때문일지도 모르겠지만.
예나 지금이나 한국에서 반일 감정은 가볍게 볼 문제는 아니며 동화나 민담집 정도만 찾아볼 수 있던 시절 일본식 정서가 깊이 배여 있는 이런 작품들을 아동 문학 전집에 포함시켰다는 점은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정도 수준의 작품들이 수록된 전집은 아마도 1979년판인 금성출판사의 <칼라명작 소년소녀 세계 문학> 정도가 유일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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