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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시베리아 망아지ABE 전집 2024. 9. 7. 10:46728x90
인터넷에 올라와 있는 줄거리를 참고로 여기에 적어둔다.
전쟁의 그림자
1914년 바이칼 호수 지방은 유례없는 풍년을 맞았다. 하지만 지식이 많고 미래를 점칠 줄 아는 몇몇 사람들은 버섯이 이상하게 많이 돋아난 것을 보고 전쟁이 일어날 조짐이라며 걱정했다. 카반스크 마을이 분주하게 겨울 준비를 하던 어느날 갑자기 교회 종소리가 울려 퍼졌다. 전쟁이 일어난 것이다. 위원들이 집집마다 찾아다니며 마구간과 말 우리를 들여다보았다. 점퍼는 전쟁에 끌려나가게 되고... 마을과 멀어진다.
징발 부대
점퍼는 군마가 되었다. 말과 마찬가지로 농민들도 사랑하는 가족들과 억지로 헤어져 군복을 입고 전쟁에 나선다.
연기를 토하는 괴물
하루 아침에 환경이 달라졌다. 여기서는 사람들도 믿을 수 없었다. 곰팡이 핀 마른풀도 정신없이 먹어야 했다. 목마름은 굶주림보다 무섭고, 그보다 더 무서운 것은 사람이었다. 병사들의 얼굴은 모두 똑같아 보여 누가 좋은 사람인지 알 수 없었다. 군인만 가까이 오면 또 얻어맞지 않을까 싶어 몸이 부들부들 떨렸다. 어느날 군사위원회 위원들이 말을 검사하러 온다. 그들은 말들이 나쁜 취급을 받는 것을 보고 매우 화를 냈다. 그날 이후 점퍼와 다른 말들은 운동을 할 수 있게 되었고 더 좋은 대우를 받을 수 있게 되었다. 힘든 나날 속에 같이 끌려온 밤색 말과 이제는 우정이 싹텄다. 점퍼는 기차를 처음으로 보고 무척 놀랐다. 말들은 화차 속으로 한 마리씩 끌려 들어갔다. 다행히 화차 안에는 깨끗한 짚이 깔리고 물과 귀리가 가득 담긴 여물통도 있었다. 말들은 좋을 때나 나쁠 때나 지금의 생활을 충실히 살아가는 수밖에 없다는 것을 배우기 시작했다.
싸움터 일기
새로운 마구간은 멈췄다가 다시 달렸다 꾸준히 목적지를 향해 달려갔다. 말들은 답답해서 신경질을 내다가 군인들에게 야단을 맞는다. 점퍼는 게라심 노인을 떠올리게 하는 사람에게 접근 해보았다가 두들겨맞고는 그 사나이를 매우 조심하게 된다. 모든 말들은 그 사람을 피했지만 밤색 말은 사나이와 신경전을 벌이다가 이빨을 드러내며 달려들었다. 그 날 이후 마구간에는 다른 사람들이 드나들었다. 어느날 점퍼는 한 사람이 자신의 이름을 불러주자 깜짝 놀랐다. 그는 이 군마 수송열차에 파견된 중사였다. 그는 키에프에 머무르는 포병연대에 말을 전하는 책임을 가진 자였기에 말 이름을 모두 적은 서류를 가지고 있었고 점퍼의 이름을 불러주었던 것이다. 이 친절한 사람은 수첩을 한 건 사서 겉장에 '시베리아의 훌륭한 말 점퍼의 싸움터 일기'라는 글을 적었다. 그는 수첩에 점퍼를 매우 훌륭한 말이라 소개 하며 앞으로 점퍼를 맡게될 뒷사람들이 이 수첩을 계속 해나가주길 적었다. 점퍼는 중사와 밤색 말의 존재로 하루하루를 버텨나간다.
새로운 주인
점퍼는 제 234 시베리아 포병연대의 라도프 소위를 모시는 말이 되었다. 소위는 이전의 중사가 적기 시작한 점퍼의 싸움터 일기를 이어 적곤 했다. 몇 달 동안 점퍼는 소위의 집에서 행복한 생활을 한다. 가끔 만나는 밤색 말은 다른 곳에서 고생스러운 생활을 하는 듯 했다. 행복한 생활은 얼마 지나지 않아 끝이 나고 점퍼는 전선으로 나가게 된다.
명예로운 부상
점퍼도 밤색 말도 이제는 둘 다 여위고 작아졌다. 털에는 윤기가 없고 가죽이 몸에 달라붙어 갈비뼈와 허벅지가 앙상하게 드러나 예전의 모습은 찾아볼 수가 없었다. 두 말은 무서운 소리와 피비린내 나는 싸움, 쓰러질 때까지 줄곧 걸어야 하는 일과 지칠대로 지쳐버리는 따분한 기다림을 참고 견뎠다. 점퍼는 이제 지금이 언제며, 여기가 어디라는 것을 생각하지 않았다. 새로운 날이 와도 기쁘지 않았고 미래에 대한 희망도 없었다. 하지만 주인과는 고생을 함께 하며 마음을 나누었다. 점퍼는 전쟁에 익숙해져갔다. 어느날 주인이 점퍼를 크게 칭찬한다. 점퍼는 강을 건너라는 명령을 받았지만 적이 숨어 있는 것을 알아차리고 건너지 않아서 많은 사람의 목숨을 구했던 것이다. 상처를 치료 받으며 점퍼는 사람을 더 굳게 믿게 되었다. 상황은 나빠져서 점퍼가 속한 부대는 적에게 포위를 당하게 된다. 싸우는 길 밖에 없었다. 점퍼는 끝내 살아나야 한다고 생각했다.
죽음의 후퇴
모두 힘든 후퇴를 시작했다. 굶주리고 지친 말이 험한 산길을 제대로 올라가지 못할때면 병사들은 말을 끌어주고 밀어주었다. 밤색 말은 너무나 상태가 나빠 보였다. 전투 중 점퍼와 소위는 포탄으로 인해 부상을 입는다. 소위는 다른 군인을 불러 점퍼를 의사에게 데려가 무슨 일이 있더라도 목숨을 구해주도록 부탁한다.
짧은 행복
왠지 모르지만 다시 행복한 나날이 시작되었다. 점퍼는 옛날처럼 조용하고 기분 좋은 마구간에서 지내고 있었다. 점퍼는 라도프 소위가 수술대 위에서 죽었으며, 소위가 죽기 전 점퍼를 자기 아버지에게 보내달라는 말을 남긴 것을 알지 못했다. 점퍼는 볼가 강변에서 훌륭한 농장을 가지고 있는 소위의 아버지에게 보내졌다. 점퍼는 조용한 시골에서 사람들과 함께 지내며 자연의 법칙대로 여러 마리 암말과 짝을 짓기도 했다.
다시 싸움터로
러시아에 혁명이 일어났다. 점퍼는 비탄에 찬 사람들의 소리를 들으며 다시 싸움터로 끌려나갔다. 점퍼에 대한 일기장은 계속 따라다녔지만 주인은 너무나 자주 바뀌었다. 점퍼는 살아가기 위해 이 모든 것을 참고 견디며 지내기로 했다. 이제 좋은 일이라곤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으리라 생각했는데, 또 다시 색다른 일이 일어났다. 친절하고 말을 잘 아는 체코슬로바키아 장교와 만난 것이다.
두 청년 장교
점퍼는 화물열차에 타고 있다. 기병들은 어린아이처럼 서로 자기의 말에 대한 자랑을 떠들고 있었다. 마레체크 대위는 코로소프 소위에게 점퍼에 대한 수첩을 보여준다. 라도프 소위의 마지막 기록을 보고 코로소프 소위는 깊은 감동을 받았고, 대위는 소위에게 점퍼와 수첩을 넘겨준다.
다시 좋은 주인을
점퍼는 아주 많이 달라졌다. 그 가운데에서도 두드러진 변화는 사람에 대한 태도이다. 점퍼는 사람에도 주인과 그 밖의 많은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주인이 될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았다. 주인에게는 정성을 다해 섬겼지만 그 밖의 사람들에게는 그다지 마음을 쓰지 않았다. 마레체크 대위도 좋은 사람이었지만 그래도 그는 주인은 아니었다. 첼리아빈스크 역에서 점퍼는 러시아인인 코로소프 소위를 만나 마음을 놓고 기뻐하게 된다.
싸움 속에서
점퍼는 망아지 시절처럼 행복하고 근심 걱정 없는 생활로 돌아갔다. 소위와 여주인은 모두 극진하게 그를 보살펴 주었다. 옆구리가 점차 불러오고 털가죽이 반드르르 해졌다. 점퍼는 주인을 완전히 믿고 따랐다. 그는 말을 존경 했으며 안장에 앉아도 재갈로 입이 아프게 고삐를 잡아당기거나 말채찍으로 때리거나 말장화 뒤축에 쇠붙이를 달아 몸이 아프게 만들지도 않았다. 점퍼가 잘못해도 화내지 않았다. 소위는 점퍼를 타고 기병대를 통솔하였다. 다시 여행이 시작되었지만 주인과 함께 있는 점퍼는 따분하지 않았다. 소위와 점퍼는 한마음이 되어 작전을 수행했다. 이번 전쟁에서는 이상하게 적과 아군 사이의 구별이 쉽지 않았다. 같은 러시아인끼리 벌이는 혁명 전쟁이었기 때문이다. 한층 영리해진 점퍼는 자기가 알아서 길을 고르고 시냇물을 건너고 쓰러진 나무를 피하며 걸어갔다. 병사들도 점퍼의 기색을 살펴가며 전쟁에 임했다. 그들은 점퍼를 자신들을 보호해주는 신처럼 여기며 이 영리한 말을 무척 좋아해주었다. 어느날 부대는 큰 위험에 빠졌다. 적이 바로 뒤에까지 밀려와 있었다. 마지막 남은 방법으로 몇 사람이 남아 있는 중 다른 사람들은 달아날 수 있도록 하는 작전이 개시되었다. 점퍼와 다른 말 여덟마리가 그 작전에 뽑혔다. 점퍼의 조용하고 침착한 모습이 다른 말들을 안심시켰다. 소위와 병사들은 이틀 밤낮을 목숨을 걸고 이곳을 지켰다. 점퍼는 침착함으로 인해 위험한 작전에 번번이 끌려나갔지만 모두 잘 수행해냈다. 드디어 부대는 안전하게 본부 군대가 있는 마을까지 갔다. 병사들이 둘러싸고 점퍼를 크게 칭찬해서 점퍼도 우쭐하고 신이 났다.
고향이다!
어느날 가장 무서운 일이 일어났다. 이틀 동안이나 소위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대신 또 다시 낯선 사람들에게 끌려가 화물열차를 타게 되었다. 점퍼는 몰랐지만 우연히도 군대 생활을 처음 시작한 이르쿠츠크 쪽을 향해 기차는 가고 있었다. 점퍼는 소위와 재회하여 막바지 전쟁터에 뛰어든다. 모든 어려움을 점퍼는 견뎌냈다. 주인의 명령은 기계처럼 모두 들었다. 어느날 바이칼 호수에 이르자 점퍼는 고향이란 것을 알지는 못하지만 이상한 기분에 사로잡힌다. 부대는 치열한 싸움 끝에 적을 물리쳤고, 크고 부유한 카반스크 마을 가까이로 갔다. 적군이 없는 것을 확인하고 부대는 카반스크 마을로 들어간다. 점퍼는 점점 더 침착함을 잃었다. 소위는 영문을 몰랐다. 갑자기 마구간 문이 열렸다. 점퍼는 등잔 불빛에 눈이 부셔 뒷걸음질 치면서도 열린 문 쪽을 바라보았다. 문 밖에 서 있는 사람은 키가 크고 턱수염을 기른 남자와 어깨에 숄을 걸친 늙은 부인과 소년이었다. 점퍼는 세 사람이 가까이 와서 귀를 만져보고, 등잔 불빛으로 엉덩이의 낙인을 살펴보는 동안 가만히 서 있었다. 이상한 친밀감과 호기심이 생겼다. 이윽고 세 사람은 웃고 울며 점퍼를 끌어안았다. 세 사람이 나타나자 그토록 들떴던 마음이 차분히 가라앉았다. 그들이 돌아가고 난 후 그날 밤 처럼 혼자 있는 것이 외롭고 쓸슬했던 적은 일찌기 없었다.
사랑하는 나의 집
이튿날 아침은 날씨가 좋았다. 마음에는 축제 기분이 떠돌았다. 게라심 노인의 말 점퍼가 살아 돌아왔다는 이야기로 마을이 들끓었다. 게라심 노인은 마을 사람들과 함께 코로소프 소위에게 점퍼를 돌려줄 것을 요청한다. 전쟁은 거의 끝이 났다. 병사들도 오래 전에 돌아왔고, 기적처럼 살아서 돌아온 점퍼도 이제는 놓치고 싶지 않다. 마구가 끌러진 점퍼가 점박이 암말에게 다가갔고 암말이 가만히 있는 것을 보자 마을 사람들은 환성을 지른다. 사람들은 몇몇 대표를 골라 게라심 노인이 소위와 이야기를 할 때 곁에서 도와주기로 하였다. 데니스 소년은 하느님께 점퍼가 군대에서 나올 수 있도록 기도를 올리고 있었다. 게라심 노인의 간절한 청에 소위도 거절할 수 없었다. 점퍼 대신 튼튼한 말을 받아 가기로 하고 하고 그는 서류를 꾸며주기로 한다. 마을 사람들은 벌떼처럼 소위에게 몰려가 고맙다고 소리치며 악수했다. 데니스와 어머니는 얼싸안고 눈물을 흘렸다. 저녁이 되자 모두 게라심 노인의 집에서 식사를 했다. 코로소프 소위는 점퍼의 싸움터 일기를 꺼내 마을 사람들에게 읽어주었다. 마을 사람들은 고개를 끄덕이고 성호를 긋기도 하며 귀기울였다. 데니스 소년은 소위에게 수첩을 선물로 받고 점퍼가 태어날 그 잊을 수 없는 밤처럼 기뻐한다.
친구여, 마지막 하루를
그대들과 함께 보내자.
내일 또 날이 밝으면
가족들이 모두 눈물짓겠지....
기병들은 명랑한 소리로 행진곡을 부른다. 마을 사람들은 모두 길가에 늘어서서 병사들을 환송하며 행운을 빌었다. 소위는 점퍼와 이별하고 길을 떠났다.
점퍼는 게라심 노인의 안뜰에서 하루하루를 보냈다. 노인 부부와 절름발이 소년과 언제나 배 밑에 기어들어와 장난치는 늙은 삽사리와 점퍼의 귀에는 음악처럼 들리는 갖가지 소리들... 이 모든 것들이 점퍼에게 이제 없어서는 안되는 것이었다. 어느새 점퍼는 여기서 잠시도 떠난 적 없는 것처럼 평화로운 생활에 깊이 빠졌들었다.
이 곳이 바로 점퍼가 사랑하는 참된 '나의 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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