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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빈 후드소년소녀세계문학전집/기타 2026. 1. 17. 18:24728x90
제일 처음 접했던 로빈 후드 이야기는 삼성당 17권 <로빈 훗의 모험>이었다. 처음 읽은 책이기도 하고, 워낙 재미있게 읽어서 나중에 다른 판본의 로빈 훗, 혹은 로빈 후드 이야기는 읽어본 적이 없다.
다만, 이 삼성당 로빈 훗을 보면 이야기의 시작에 로빈이 마리안과 헤어져 출세를 위해 고향을 떠나려 하자, 마리안이 자기 머리 위에 꽃을 올리고 이걸 화살로 맞추면 보내주겠다는, 황당한 요구를 하는 내용이 나온다.
어릴 때는 재미있게 읽었지만 도대체 이게 어떤 판본에서 나온 이야기인지 도무지 찾을 수 없어 궁금해하던 참에, 계림문고 자료 정리를 하다가 흥미로운 부분을 발견했다.
보통 한국에서 로빈 후드 책의 저자로 제일 널리 알려진 사람은 하워드 파일이다. 그리고 사실, 심지어 프랑스의 알렉상드르 뒤마까지, 로빈 후드에 대한 책을 펴낸 작가는 꽤 많은 편인데, 계림 문고 17권 <로빈 훗의 모험>을 쓴 사람은 조지 코크번 하비(George Cockburn Harvey)라는 것이다. 그리고 이 하비의 책을 원전으로 일본판이 만들어졌고, 이 일본판을 가지고 계림 문고의 로빈 훗이 만들어졌다.
그런데, 이 하비의 책을 원전으로 하는 일본판의 차례와 계림 문고 차례를 보면 비록 책은 없지만 머릿속으로 기억하고 있는 삼성당의 로빈 훗 내용과 거의 흡사하다. 특히, 계림 문고 판본의 마지막 부분은
이 조용한 비석 밑에
헌팅던 백작 로버트는 잠들다.
그와 같은 훌륭한 궁수는 없었다.
사람들은 그를 부르고 로빈 훗이라 하였다.
그와 그의 부하와 같은 의로운 반역자들은
결코 두 번 다시 영국에는 나타나지 않을 것이다.
로빈 훗이 죽은 뒤 리틀 존은 더 오래 살아 남아서 활약을 계속한 것 같았읍니다. 그러나 그 소문은 그리 전해지지 않았읍니다. 로빈을 떠나서는 리틀 존은 생각할 수 없고, 리틀 존을 떠나서는 로빈도 생각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이 두 사람이 서로 도와서 일한 용감한 얘기를 담은 노래는 아직도 영국의 촌이나 거리거리에서 불려 수많은 사람들의 가슴을 뛰게 하고 있읍니다.
이 역시 내가 기억하고 있는 삼성당 판본과 거의 다르지 않다.
따라서, 1951년 고단샤에서 펴낸 하비의 <로빈 훗의 모험>이 삼성당과 계림 문고 판본의 원전이며, 두 책 내용이 거의 흡사할 것이라고 생각된다.
그렇지만, 비록 하비의 책이 원전이라고는 해도, 이 하비의 영어판 원전과 적어도 차례로 확인할 수 있는 일본 번역판의 내용이 사뭇 다른 게 또 다른 의문이다. 바로 하비의 원전에는 없는 그 마리안의 이야기 때문이다. 인터넷에서 확인할 수 있는 일본판/계림 로빈 훗 차례에는 앞부분에 "금조(金鳥)"라는 장이 있다. 그리고 비록 장담은 할 수 없지만 분명 삼성당 로빈 훗에서도 나는 분명히 이 금조라는 말을 본 기억이 난다.
어쨌든 내가 처음 읽었던 삼성당의 로빈 훗, 그리고 계림 문고의 로빈 훗은 분명 하비의 책을 원전으로 하는 일본판을 그대로 가져온 것으로 보인다. 다만 도대체 이 마리안 이야기를 일본 번역자/편집자는 도대체 어디서 가져온 것인지는 여전히 알 수가 없다.

일본 원전 
계림 문고의 마지막 부분 우연의 일치겠지만, 삼성당 전집에서도 17권, 계림 문고에서도 17권이며 제목도 <로빈 훗의 모험>으로 똑같다. 또 어쩌면 출판 순서로 볼때, 계림 문고판이 삼성당 책을 참고했을 가능성도 있다. 또한, 삼성당의 경우 슈에이샤 전집을 거의 그대로 가져왔지만 이 로빈 훗 이야기는 슈에이샤 전집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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